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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랙, 우리 이제 헤어지자.

콜라비팀 2016.05.12 15:13

*이 글은 A Medium Corporation의 Slack, I'm Breaking Up with You (by Samuel Hulick) 을 번역한 것입니다. 일부 내용은 이해를 돕기 위해 의역이 있음을 밝힙니다. 

슬랙, 나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 하지만, 우린 여기까지인  같아

처음엔 모든 완벽해 보였지. 나는 이메일에 질린 상태였고, 당신은 이메일처럼 집착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아니 이메일을 영영 사라지게 해준다고 했으니 말이야. 모습이 섹시했어그럼 . 지금 우리 모습을 . 당신이 이메일과 다를 뭐야? 변한건 없잖아. 우린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같아.

나와 이메일의 관계에 문제가 있던 사실이야. 이메일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줬었지. 사람은 내가 상상할 있던 이상을 줬어. 나의 기대를 넘어섰지. 우린 불타는 사랑을 했고, 어느 순간 보니 떼려야 없는 사이가 되어있었어. 동고동락하는 사이가 되어버렸지너무 급한 아니냐고? 물론이야. 그렇게 끝날 알았다면, 이메일과 나는 시작부터 다르게 했을 거야. 하지만 모든 관계에는 책임감이 따르기 마련이니, 우린 우리만의 방식을 찾았고, 맞춰보려 노력했지.

그렇게 이메일과 내가 소원해져 , 슬랙, 당신이 나타났어. 나는 당신에게 미칠 수밖에 없었지. 매력적인 성격, 화려한 외모. 수없이 했던 황홀한 약속들. 눈치는 얼마나 빠른지, 내가 필요한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알아주더라고. 그런 당신에게 어떻게 빠지지 않을 있겠어

우린 매일 연락하기 시작했어. 없이 메시지를 보내곤 했지. , 당신 없이 무엇인가 해냈던 자신은 기억조차 나지 않게 되었어그게 당신과 나의 문제의 시작점이 줄은 몰랐었는데맞아, 당신은 내가 만나온 소프트웨어 가장 섹시해. 하지만 당신이 운명의 상대인지 확신이 들지는 않아. 요즘 들어 나에게 집착하고, 강요하는 많아지는 당신을 보면서, 나는 지쳐가.


슬랙, 당신은 너무 많은 나의 시간을 소유하고 싶어 .

내가 사랑에 눈이 멀어서 몰랐던 수도 있지만, 우리가 만난 얼마 됐을 , 당신이 이메일과 다른 점은 이메일의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생각했어. 사실 당신과 이메일의 차이는 '플랫폼'이었는데나는 당신을 통해 이메일이 매일 쏟아내던 메시지와 알림에서 어느 정도 해방되고 있다고 믿었어. " + 슬랙 = 줄어드는 방해, 높아지는 업무 효율성"이라고 생각했지. 사실 정반대라는 지금에야 알았어.

반대여도 너무 반대더라고.

당신이 삶에 들어온 후부터, 사실 어느 때보다 많은 메시지를 받았어. 당신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너무나 좋았지만, 업무 효율성에 있어서는 치명적이었지알아,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던 적정선을 지키는 일은 책임이라는 . 하지만 당신은 내가 ' 순간' 온라인이길 강요했어. '가끔씩, 잠시 잠깐'이라는 말은 당신과의 관계에서 사치처럼 느껴졌어.

' 순간' 함께해야 하고, 참여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악순환을 만들더군. 많은 사람들이 함께 소통할수록, 당연히 대화는 늘어나고. 늘어난 대화만큼, 모든 이들이 대화에 참여한다는 무언의 요구가 생겨나고. 그리고 반복그러다 보니 어떤 메시지가 과연 '보낼 가치' 있는지에 대한 판단력이 흐려지는 같아. 이메일의 어마어마한 스레드와 CC 애교였어. 당신이 주는 가볍기만 GIF, 이모티콘의 대혼란이 삶을 망가트리기 시작했으니까. 당신이 매주 주던 주간 리포트도 다를 없었어. 결국 폭풍처럼 지나갔던 수많은 메시지들로부터 나온 거잖아. 슬랙, 당신은 정말 다를 알았는데


당신은 집중력을 갈기갈기 찢어 조각 내버려

이메일이 알지도 못하는 타인으로부터 조종되는 처치 곤란할 리스트였던 맞아. 그렇지만 좋은 점도 있었어. 적어도 모든 곳에 있긴 했으니까당신 때문에 여기저기 흩어진 어마어마한 양의 할 , 대화 내용, 채널, 자료. 내가 있는 역량을 초과해. 그것도 아주 많이당신과 함께 하면서, 이메일의 문제가 해결되기커녕 마리 괴물처럼 커져버렸어

모든 흩어져있다는 자체로부터 오는 정신적인 부담감은 엄청나. 린다 스톤은 이걸 '지속적인 부분적 집중'이라고 불러. 이건 모든 대화 스레드의 가치를 약화시키기도 면대 대화라면 다른 이야기겠지. 뉘앙스와 우선순위, 컨텍스트가 존재하니까. 하지만 슬랙, 당신과는 달라. 모든 대화의 무게감이 똑같게만 느껴지기 때문에 모든 채팅창에 대한 생각의 끈을 놓을 없게 되잖아


당신은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

우리가 만나기 전에 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이 가지였어.

1. 실시간
전화, Skype, IRC, Google Hangouts 등, 모든 인원이 참여하고, 빠른 피드백을 요구하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2. 비실시간 
반대로, 태초부터 비실시간이던 이메일, 음성메시지, iMessage, Twitter DM과 같이 바로 답변을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는 커뮤니케이션. 

그런데, 당신이 나타났지. 당신은 나뿐만 아닌 모두의 세상을 바꿔버렸어. 비실시간인 듯 비실시간이 아닌 듯 실시간인 당신. '비실시간인 척.' 처음엔 나도 좋을 줄만 알았어. 실시간과 비실시간의 장점만 갖췄다고 믿었어. 내가 대화를 시작했을 때 상대방도 응하고 싶다면, 플랫폼을 변경할 필요 없이 가치 있는 업무용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고 착각했지. 하지만 당신을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당신의 '비실시간인 척'하는 면이 생각보다 별로더라고. 이도 저도 아닌 반쪽자리 커뮤니케이션만 하게 되고, 공식적으로 무언가가 시작되고 끝나는 일이 어려워만지니까. '비실시간인 척'하고 있는 당신 때문에. 


결국 당신이 '끝'을 분명히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나의 대화 채널에서 이미 떠난 사람의 응답을 한없이 기다리는 경우도 생겨나게 되었어. 분명한 선이 없으니까. 과연 답변을 받는데 5초가 걸릴까, 5시간이 걸릴까? 기약 없는 기다림이랑 다를 게 뭐가 있겠어. 하지만 당신이 이미 너무 지배적인 존재가 되어버려서, 당신을 떠나기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아. 당신 자체가 '소통의 장'인데, 뭐 하러 당신을 떠나 '진짜 실시간 소통'을 할까,라는 의구심이 들게 된 거지. 


당신은 내 업무 시간을 하나의 미친 듯이 긴 회의로 변질시켰어. 

당신도 동의할 거야. 맞아, 회의는 정말 최악이지. 인정할게, 가끔 당신 덕분에 자잘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한 시간 소비를 피해 갈 수 있었어. 그래, 그건 참 고맙다. 하지만 그에 따르는 대가는 치러야 했어. 정확히 말하자면, 실시간도 비실시간도 아닌 환경에서 업무를 하는 일은 나의 모든 하루를 '회의 가능 상태,' 결국 회의 그 자체로 만들어버렸지. 당신이 해방시켜주는 회의보다, 결국 내가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회의는 더 많아진 샘이야. 

심지어 부작용도 있어. 결정을 내릴 때 가장 심해지지. 이메일로 업무를 진행한다면, 한두 시간 지연되는 건 예상 가능해. 하지만 당신을 통한다면, 그 어떤 주제에 대해서 언제든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어.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게 결정권을 가진 자에게는 큰 메리트가 될 수 있지만, 그 결정과 연관된 모든 사람들을 생각해봐. 더욱더 당신을 떠날 없게, 항상 대화 가능한 상태로 지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떨칠 없게 되어버렸어


최악은, 업무량이 적은 사람일수록 슬랙 참여율이 높다는 거야. 실제 '진짜'일하는 사람이 참여할 있는 시간 자체가 적은데, 슬랙을 통한 대화 참여율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슬랙 당신은 지금, '관심종자'. 당신의 매력을 악용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사지만, 결국 독이 되어가고 있어


마지막으로, 당신은 집착이 너무 심해.

돌려 말하지 않을게. 슬랙, 이제 당신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당신에게 지치고 있다는 걸 인지했을 때, 나는 휴가를 떠나기로 결심했어. 이메일과는 이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 휴가 중이라는 자동응답 메일을 켜놓고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당신이랑은 그것조차 불가능하잖아. 당신의 '방해금지 모드' 정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가벼운 1차 대응 말고, 더 큰 그림을 볼 줄 몰라 당신은. 

나는 현재 10개 정도의 슬랙 팀에 속해있어. 사람들은 나에게 메시 지하는 일이 매우 익숙하지. 단체 채널이건, 개인 채널이건, 내가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오곤 해. 내가 진심으로 아끼는 그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지만, 당분간 내가 슬랙을 통해 답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는 길이 없어. 슬랙 당신이 의도했건, 안 했건, 당신의 집착과 소유욕이 너무하다고 생각하진 않아? 도대체 나는 언제쯤 당신 없이 휴가를 떠날 수 있는 걸까? 입원이라도 해야 하는 거야?

어쩌다 보니, 순식간에 당신은 일상 자체가 되어버렸어. 2년밖에 안되었는데, 이미 당신이 없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당신이, 이젠 두려워. 친구들, 동기들, 그리고 자신에게 당신이 끼치는 악영향이 겁이 당신이 나를 조금이라도 사랑했다면, 당신 밖의 세상도 있게 도와줄 거라고 생각해. 당신을 떠난 후에도, 여전히 당신이 그립다면 돌아오겠지. 사랑해서 보내준다는 말이 괜히 나온 아니야


미안한데, 공간이 필요해.

당신이 봤을 내가 정착할 준비가 되어 보일 수도 있어. 하지만 나는 이렇게 일방적인 관계로 인해 빼앗기는 나의 시간, 집중력이 아까워. 그리고 당신부터 거쳐가야 하는 나의 대인관계도, 슬슬 걱정이 . 당신이 기술적으로 얼마나 발전했느냐가 중요한 아니야. 당신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법은, 이미 당신의 존재로 너무 많이 변했어.


나와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당신은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변해야 거야. 그래, '방해 금지 모드' 좋은 시작이야. 하지만 디자인을 통해서 당신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시간과 집중력을 아껴줄 있는 방법은 정말 많아. 당신의 인터페이스 안에서도, 밖에서도 말이야

예를 들자면, 부재중인 사람들의 현재 상태를 흐리게 보여준다던지, 휴가 사용할 있는 자동응답시스템이라던지. 나는 당신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보다, 시간을 얼마나 '' 쓰고 있는지가 궁금해. 좋은 일을 하기에 더욱 쉽게 만들어 있었으면 좋겠어

당신의 근성, 사용자 피드백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타고난 정리정돈 능력은 좋은데, 세상 사람들이 조금 , 제정신으로 유지 가능한 양의 커뮤니케이션을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


지내, 슬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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